평생교육 현장은 늘 시시각각 변하는 학습자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저는 2020년도에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론 수업에서 구성주의적 ISD(R2D2)와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이라는 두 세계의 만남을 시도하는 연구를 했었습니다. 단순히 두 방법론을 섞는 것을 넘어, 학습자가 진짜 주인이 되는 '유기적 결합'의 가능성을 확인한 여정을 공유합니다.
💡 Insight 1. 철학적 뼈대에 구체적인 근육을 붙이다
구성주의적 ISD인 R2D2는 이론적으로 매우 탄탄하지만, 초보 개발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기엔 다소 막막한 면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디자인씽킹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결합했더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 R2D2(뼈대): "학습자가 스스로 의미를 구성해야 한다"는 흔들리지 않는 설계 원리와 반성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 디자인씽킹(근육): 공감, 문제 정의, 프로토타이핑 등 구체적인 도구를 통해 초보자도 창의적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게 돕습니다.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학습자들이 자신이 학습의 주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지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선 깊이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 Insight 2. '이중 적용'의 힘: 학습자가 되어본 설계자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이중 적용(Double Application) 방식이었습니다. 설계자가 직접 그 설계를 경험해봐야 진짜 설계가 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이었죠.
- 교수자: 수업 운영 자체를 이 융합 모형으로 진행 (학습자가 주체가 되는 경험 제공)
- 학생: 본인의 프로그램 개발 실습에 이 모형을 직접 적용
강의식 수업에 익숙했던 학생들은 초반에 낯설어하기도 했지만, 본인이 직접 '학습자 중심 수업'을 경험해본 데이터가 쌓이자 설계자로서의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입을 열어야 진행되는 수업이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는 피드백은 이 모형이 학습자의 내적 성장을 이끌어냈음을 보여줍니다.
💡 Insight 3. 방법론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믿음'
이 융합 모형의 진정한 효과는 화려한 도구(Toolkit)가 아니라, 그 기저에 흐르는 철학에서 나옵니다.
- 학습자의 잠재력에 대한 굳건한 믿음
- 개별적인 학습 경험에 대한 존중
- 학습자가 스스로 배움을 구성하도록 돕는 조력자로서의 태도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선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방법론도 힘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설계자가 학습자를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닌 '함께 탐구할 동료'로 대할 때, 디자인씽킹의 '공감'과 R2D2의 '순환적 설계'는 비로소 생명력을 얻습니다.
* 이 연구는 2020년 코로나때 특히 온라인 기반으로 진행되어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식 전달에 그쳤던 기존 온라인 교육의 틀을 깨고, 비대면 환경에서도 '학습자 중심의 진정한 배움'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2026 에필로그: 교실에서 조직으로, 학습자에서 인간으로
2020년, 대학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시작된 이 연구는 오늘날 제가 추구하는 리더십과 코칭 철학의 가장 단단한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당시 R2D2 모델을 통해 확인했던 ‘학습자가 스스로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힘’에 대한 믿음은, 현재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이 저마다의 북극성을 찾아 스스로 조직되는 ‘출현(Emergence)’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디자인씽킹의 출발점이었던 ‘고객에 대한 깊은 공감’은, 타인의 존재를 가장 풍성하게 바라보려는 저의 ‘따뜻함의 존재 방식(Way of Being)’으로 승화되었습니다.
결국, 낯선 구성주의 수업 방식을 두려워하던 대학생들에게 설계자로서 보여주었던 ‘세심한 조력과 기다림의 태도’는, 오늘날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는 리더들에게 제가 제안하는 ‘따뜻한 리더십’의 본질과 완전히 맞닿아 있습니다. 맥락은 교실에서 조직으로 바뀌었지만, 인간의 잠재력을 믿고 그들이 스스로 피어날 수 있는 안전한 ‘공간(Container)’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시대를 관통하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자 리더십임을 이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신합니다.
'HR & 과정개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교육설계모형 5] 학습자의 진짜 모습을 그리는 ‘공감의 몽타주’, 페르소나 (0) | 2026.03.24 |
|---|---|
| [교육설계모형 3편] 교육설계, 이제 '공학'을 넘어 '공감'으로 (0) | 2026.03.22 |
| [교육설계모형 2편]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R2D2: "정답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 (0) | 2026.03.15 |
| [교육설계 모형 1편] 탄탄한 집을 짓는 설계자, 객관주의 기반의 ISD: "정답은 정해져 있다" (0) | 2026.03.15 |
| [2026년 HR 트렌드] 국제 인증 팀코치가 말하는 변화 체력과 공생의 리더십 (0) | 2026.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