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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Dialogue

[Team Dialogue #3] 왜 우리는 배우는 대화를 어려워하는가: 능력이 아니라 '본능'의 문제

by Sunny Coach 2026. 2. 15.

안녕하세요, 팀의 상호작용을 설계하는 파트너, 코치 Sunny입니다.

우리는 흔히 대화를 잘하기 위해 '말하기 기술'이나 '경청의 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제가 목격한 진실은 조금 다릅니다. 대화가 꼬이는 진짜 이유는 우리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인지 구조 자체가 대화를 왜곡하도록 진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우리의 소통을 가로막는 세 가지 본능적 경향을 살펴보겠습니다.


🏛️ 1. 각자의 필터: "내가 보는 세상이 정답이다"라는 착각

회의실에 다섯 명이 앉아 팀장의 "우리가 정말 잘해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군가는 성취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밤샘의 고통을 떠올립니다. 같은 데이터를 보면서도 해석이 다른 이유는 우리 뇌에 장착된 '자동 필터' 때문입니다.

  • 해석의 필터: 과거의 경험, 감정, 가치관, 기대감이 촘촘히 얽혀 정보를 걸러냅니다.
  • 나이브 리얼리즘(Naïve Realism): 자신의 해석을 '객관적 사실'로 믿고, 상대도 당연히 그렇게 볼 것이라 가정하는 인지적 오만입니다.

이 착각이 깊어질 때, 대화는 배우는 장이 아니라 '누구의 해석이 맞는가'를 다투는 전쟁터로 변합니다.


🪜 2. 추론의 사다리: 정보가 부족할 때 '빈칸'을 채우는 법

사람은 모호함을 견디지 못합니다. 상대의 반응이 명확하지 않으면 뇌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즉각적인 결론을 내립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크리스 아지리스는 이를 '추론의 사다리(Ladder of Inference)'라고 불렀습니다.

  • 상황: 동료가 내 제안에 무반응이다.
  • 사다리 오르기: '관심 없나 보네' → '나를 반대하나 봐' → '저 사람은 비협조적이야'.

실제로는 단순히 피곤했을 뿐인 동료가, 내 머릿속 사다리 위에서는 순식간에 '적대적인 인물'로 둔갑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 관계를 규정하는 순간, 배우는 대화는 멈춥니다.


🚨 3. 편도체의 경보: 불확실성을 '위협'으로 읽는 본능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면 우리의 편도체(Amygdala)는 생존을 위해 즉시 경보를 울립니다.

  • 부정적 편향: 정보가 불완전할 때 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먼저 씁니다.
  • 방어 기제: "리더가 왜 저런 말을 했지? 나를 불신하나?"라는 의심이 작동하면, 탐색 대신 '침묵'이나 '방어'를 선택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없는 팀에서 대화가 표면적으로 흐르는 이유는, 구성원들의 뇌가 끊임없이 생존 모드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본능의 악순환: 왜곡되는 팀의 대화

이 세 가지 경향은 서로 얽혀 강력한 악순환을 만듭니다.

본능적 반응 결과 대화의 왜곡된 현상
각자 다른 현실을 믿음 오해와 단절 "분명히 말했는데 왜 다르게 행동하죠?"
빈칸을 추측으로 채움 근거 없는 판단 "저 사람은 원래 협조적이지 않아."
불확실성을 위협으로 인식 방어와 거리두기 "괜히 말해봤자 나만 피곤해져."

마치며: 대화는 '기술'이 아니라 '본능'을 다루는 일

우리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 설정값입니다. 

배우는 대화를 가능하게 하려면, 이 본능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고 다루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본능을 넘어서는 구체적인 관점의 전환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