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Coaching

팀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뿌리는 대부분 '기준'입니다

Sunny Coach 2026. 5. 6. 21:12

팀 코칭 세션이 끝나고 나서도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팀장은 "왜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팀원들은 "팀장이 자기 방식대로만 한다"고 했습니다. 두 입장 모두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양쪽 다 진심으로 팀을 위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에서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냈습니다. 갈등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최진석 교수의 《건너가는 자》를 읽으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만났습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선(善)'으로 서로를 괴롭힌다

최진석 교수는 책에서 이렇게 씁니다. "좌파도 선한 영향력을 펼친다고 하고, 우파도 선한 영향력을 펼친다고 합니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자기가 정한 선'으로 영향을 끼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선의 기준이 선명해질수록, 그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은 쉽게 배제됩니다. 자신이 정한 것을 스스로 부정해보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선의지는, 한 방향으로만 행사하려는 일방적인 힘이 됩니다.

조직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팀장은 "좋은 팀이라면 팀원이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고, 팀원은 "리더라면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기준 모두 선의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선의가 서로를 향해 발사될 때, 갈등이 됩니다.

상(相)이란 무엇인가 — 마음에 자리 잡은 틀

《반야심경》에는 "상을 짓지 말라"는 말이 나옵니다. 최진석 교수는 상을 "자신을 지배하는 틀이나 이념이나 정해진 관념"이라고 풀이합니다. 상에 갇히고서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없습니다.

상은 나쁜 의도에서 생겨나지 않습니다. '바람직한 것, 해야 하는 것, 좋은 것'이 마음에 자리를 잡으면서 상이 됩니다. 자녀가 의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마음에 걸리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그 기준에 맞는지 살피게 됩니다. 조직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팀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바람이 상으로 굳어지면, 그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팀원의 모습이 문제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준이 선명할수록, 두려움과 갈등도 선명해집니다.

소유적 태도 vs 존재적 태도

최진석 교수는 세계를 대하는 두 가지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소유적 태도는 세계를 자기 뜻대로 잡아놓으려는 태도입니다. 존재적 태도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자기에게 드러나게 허용하는 태도입니다. 버스가 자신을 두고 떠났을 때, "저 버스는 내가 탔어야 할 버스"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소유적 태도입니다. 버스는 그저 정해진 시간표대로 다닐 뿐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존재적 태도입니다.

코칭 현장에서 이 두 태도의 차이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소유적 태도를 가진 리더는 팀원을 자신의 기준으로 먼저 해석합니다. "저 팀원은 의지가 없다", "이 팀은 협업이 안 된다"고 규정한 뒤, 그 해석의 틀 안에서만 팀원을 바라봅니다. 존재적 태도를 가진 리더는 먼저 묻습니다. 지금 이 사람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있는가. 내가 보는 것이 전부인가. 소유적 태도로 접할 수 있는 세계는 얕고 좁습니다. 정해진 마음이 사라질 때, 비로소 팀원의 다른 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가 아니다

상을 내려놓으면 기준도 이상도 없이 그냥 흘러가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진석 교수는 이 지점을 정확히 짚습니다. "이상과 꿈을 지키는 것과 기준을 지키는 일은 다른 일"이라고 말입니다.

이상은 방향입니다. 기준은 그 방향을 향해 가는 도중에 세계를 잡아놓으려는 틀입니다.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는 이상은 살아있어도, "팀이란 이래야 한다"는 기준은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기준을 내려놓을 때, 오히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좋은 팀에 가까워집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세계를 내 뜻대로 정해놓으려는 태도를 내려놓으라는 뜻입니다. 그 태도가 사라질 때, 세계를 훨씬 깊고 넓게 만날 수 있습니다.

코칭에서도 같습니다. 코치가 "이 팀은 이렇게 변해야 한다"는 상을 내려놓을 때, 팀이 스스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 비로소 보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코치가 정해놓은 것보다 훨씬 팀에게 맞는 길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무리

《건너가는 자》를 읽으면서 코칭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갈등 장면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팀장과 팀원이 서로를 향해 들고 있던 것은 무기가 아니라 각자의 선(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은 모두 진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심이 상(相)으로 굳어지는 순간, 그것은 상대를 향한 압력이 됩니다.

최진석 교수는 묻습니다. 당신을 괴롭히는 그 기준, 당신이 정한 것입니까, 아니면 세계가 원하는 것입니까. 저도 같은 질문을 여러분께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팀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뿌리를 들여다볼 때, 그 안에 내가 정한 '선'이 있지는 않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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