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Coaching

코치와 리더의 말은 방향을 만든다 — 해결중심코칭 워크숍의 Lessons learned

Sunny Coach 2026. 5. 17. 14:30
지난 주말,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문혜선 박사의 DOQ 기반 해결중심코칭 워크숍에 다녀왔습니다. 하루 동안 배우고 익힌 것들을 정리하면서,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코칭 철학이 다시 한번 선명하게 확인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코칭은 좋은 질문을 찾는 것보다, 클라이언트의 말을 어떻게 듣고 어디에 반응하느냐가 더 먼저라고 생각해왔는데, 워크숍은 그 생각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워크숍에서 기억하고 싶은 여섯 가지 레슨을 정리해봅니다.

 

해결중심코칭에서 질문은 정보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클라이언트의 주의를 특정 세계로 초대하는 행위입니다. 완전히 중립적인 질문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이미 대화가 향할 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나요?"와 "어떤 순간이 그나마 나았나요?"는 같은 상황에서 전혀 다른 대화를 만들어냅니다. "무엇이 문제였나요?"라는 질문은 대화를 문제 쪽으로 향하게 할 뿐 아니라, 이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그 전제 안에서 말을 시작하게 됩니다. 질문 하나가 이미 클라이언트가 서 있는 세계를 정해버리는 것입니다.

질문뿐 아니라 끄덕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치가 어디에서 고개를 끄덕이느냐에 따라 클라이언트는 그 방향으로 말을 더 이어가게 됩니다. 끄덕임조차 대화의 방향을 조율하는 미세한 개입입니다. 코치는 자신이 던지는 질문뿐 아니라, 반응하는 지점까지 의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언어를 보존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코치가 클라이언트의 단어를 바꾸는 순간, 코치의 세계관이 클라이언트의 세계관보다 앞서기 시작합니다. 리더의 언어도 다르지 않습니다. 팀원의 말에 어디에서 반응하고 어디에서 침묵하느냐가 팀 대화의 방향을 이미 만들고 있습니다.

공감은 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알아주는 것이다

워크숍에서 공감의 정의를 다시 명확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공감은 "힘들었겠네요"라며 상대의 감정을 들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감이란 내 중심이 아닌 그 사람 중심으로 들으며, 그 사람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 소중한 것을 위해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알아주는 것입니다.

"힘드셨겠어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만큼 좋은 엄마이고 싶으셨던 거네요", "그 관계를 지키고 싶으셨던 거네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애써오신 거네요." 클라이언트가 소중히 여기는 것과 그동안의 노력을 알아듣고 알아주는 것. 그것이 진짜 공감입니다. 팀 리더에게도 같은 원리가 작동합니다. 팀원의 행동 뒤에 그 사람이 지키려 했던 것을 먼저 알아듣는 것이 판단보다 먼저입니다.

마침표와 물음표, 각각의 역할이 있다

문혜선 박사는 해결중심 접근이 기적질문 등 특정 질문 기법 중심으로 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결중심 치료의 창시자인 김인수 선생님의 세션을 분석해보아도 질문은 약 25%, 나머지 75%는 질문이 아닌 듣기와 반응의 개입이었다고 합니다.

마침표는 경청의 장치이고, 물음표는 방향 전환의 장치입니다. 둘의 역할은 다릅니다. 해결중심코칭의 힘은 질문보다 듣기에서 나옵니다.

클라이언트가 고통이나 어려움을 말할 때는 먼저 그 말을 공감적으로 반영하며 마침표로 받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거기에 오래 머물러 문제 이야기를 확대하기보다, 그 말 속에 들어 있는 소중한 것과 바람을 알아듣고 원하는 미래와 자원이 있는 방향으로 다시 향하게 합니다. 반대로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미래나 자원을 말할 때는 굳이 질문을 덧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 순간은 신나게 끄덕여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슨 질문을 던질까"만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말을 어떻게 경청하고 반영해주며, 어느 순간에 물음표로 방향을 전환할 것인가를 섬세하게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조언은 가능성의 하나로 제안한다

해결중심코칭에서는 기본적으로 조언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언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을 때는 클라이언트보다 앞서거나 위에서 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미 이런 생각을 안 해보신 것은 아니겠지만…", "혹시 이런 방식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적합한지 여부는 내담자께서 결정하시면 됩니다." 이런 톤입니다. 조언은 정답처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의 하나로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것입니다. 최종 선택권은 반드시 클라이언트에게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조언이 지시가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다음 행동을 돕는 부드러운 feedforward가 됩니다.

이 원리는 리더십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팀원에게 방향을 제시할 때, 정답처럼 앞세우는 언어와 가능성으로 제안하는 언어는 팀원의 자율성과 주도성에 전혀 다른 영향을 줍니다. 리더가 먼저 선택권을 넘길 때, 팀원은 비로소 자신의 답을 찾기 시작합니다.

코치로서, 리더로서 우리는 이미 대화의 방향을 만들고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는 순간뿐 아니라, 끄덕이는 지점에서도, 침묵하는 순간에도, 클라이언트와 팀원의 말에 반응하는 모든 지점에서 방향이 만들어집니다. 말의 내용만큼이나 반응의 방식이 대화를 이끕니다. 그래서 좋은 코칭과 좋은 리더십은 더 좋은 질문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서 반응하고 있는지를 의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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